클래식 톡톡

한 사람을 위한 마음, 에틱 사티의 'Je te veux'

공칠일공 2021. 12. 16. 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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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사티

한참 감수성 풍부하던 시절에 푹 빠졌던 만화가 있었는데요, 바로 마츠모토 토모 작가의 Kiss 라는 책이에요.

 

잘생긴 피아노 선생님 고시마와 16세 사춘기 소녀 카에의 사랑 이야기가 담겨 있고, 만화 전반에 음악이 흘러요. 이 책에서 보고 좋아하게 된 노래 중 에릭 사티의 Je te veux란 곡이 있어요.

세월이 많이 흘러서 이제는 어떤 장면에 삽입된 음악인지 기억도 나지 않지만, 20대 꿈 많던 시절... 비 오는 날 마다 사티의 #JeTeVeux 란 곡을 들었어요. 아마 제겐 중 2병이 20대에 왔나 봅니다. ^^;;

프랑스의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였던 #에릭사티 는 노르망디의 교회 오르가니스트에게 피아노와 그레고리오 성가를 배우고, 12시에 파리 음악원에 입학하지만 아카데미즘에 반감을 느껴 이듬해 퇴학하고 독학으로 작곡을 시작합니다.

생계를 위해 몽마르트의 카페에서 피아노를 치던 시절, 사티는 드뷔시와 친분이 생기고 카페를 드나들던 다른 젊은 화가들과도 인연을 맺게 됩니다.

​당시 유명화가인 드가, 르누아르, 로트렉의 모델일 뿐 아니라 뮤즈였던 수잔 발라동.

가난한 세탁부의 사생아로 태어난 힘든 어린 시절을 보냈던 그녀는 모델일을 하며 그들의 어깨 너머로 그림을 독학합니다.

수잔 발라동
수잔 발라동

몽마르뜨 언덕 카페에서 로트렉과 춤을 추고 있는 발라동을 보고 첫 눈에 반한 사티.

그녀와 하룻밤을 보내고 난 후에 청혼을 하지만 보기 좋게 거절 당합니다. 하지만 그의 구애와 청혼은 거절해 놓고 수잔은 사티의 옆방으로 이사를 와요. 뜨겁게 사랑에 빠진 젊은 연인은 6개월 동안 동거를 시작하게 되죠.

어느날 사티가 나체로 서 있는 그녀를 보면서 순간적으로 6살 때 돌아가신 어머니를 떠올리게 되요 그리고 그 두 사람은 더이상 육체적인 관계를 맺을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됩니다.

수잔은 자신을 여인으로 봐주지 않는 사티에게 너무 큰 상처를 받아 아파트 난간에 몸을 던져 자살 시도를 하게 되고, 다행히 목숨은 건지게 되었지만 결국 그녀는 그를 떠나요.

그녀가 떠나고 사티가 쓴 곡.

Vexation(짜증나)

이렇게 짜증이란 곡을 쓰고 사티는 그녀를 잊었을까요?

몇년 후 사티는 곡을 하나 새로 발표 합니다. - Je te veux. (나는 널 원해)

J'ai compris ta détresse

나는 당신의 괴로움을 이해해요

Cher amoureux

내 소중한 사랑이여

Et je cède à tes vœux

그러니 제가 당신께 맹세를 바치면

Fais de moi ta maîtresse

나를 당신의 연인으로 만들어주세요.

​Loin de nous la sagesse

우리가 현명함에서 멀어질수록

Plus de tristesse

보다 슬퍼질수록

J'aspire à l'instant précieux

나는 소중한 찰나의 순간을 갈망해요

où nous serons heureux

우리의 행복한 순간을

Je te veux

나는 당신을 원해요.

​Je n'ai pas de regrets

나는 후회하지 않아요.

Et je n'ai qu'une envie

그저 나의 바람은 단 한 가지

Près de toi là tout près

당신 곁에, 오직 당신 곁에서

Vivre toute ma vie

나의 모든 생애를 보내는 것.

​Que mon coeur soit le tien

나의 심장이 당신의 것이 된다면

Et ta lèvre la mienne,

당신의 입술은 나의 것이 되고

Que ton corps soit le mien,

당신의 몸이 내 것이 된다면

Et que toute ma chair soit tienne.

내 모든 육신은 당신의 것이 되겠죠.

Loin de nous la sagesse

우리가 현명함에서 멀어질수록

Plus de tristesse

보다 슬퍼질수록

J'aspire à l'instant précieux

나는 소중한 찰나의 순간을 갈망해요

où nous serons heureux

우리의 행복한 순간을

Je te veux

나는 당신을 원해요.

Oui, je vois dans tes yeux

그래요, 나는 당신의 두 눈 속에서 봐요

la divine promesse

신성한 약속을

Que ton coeur amoureux

당신의 심장이 사랑에 빠지면

Vient chercher ma caresse.

제 사랑의 손길을 원하러 오겠죠.

​Enlacés pour toujours

영원토록 함께 껴안고

Brûlant des mêmes flammes

같은 불길 속에서 타오르며

Dans un rêve d'amour

사랑의 꿈 속에서

Nous échangerons nos deux âmes

우리 두 사람의 영혼을 서로 나눠가져요.

​J'ai compris ta détresse

나는 당신의 괴로움을 이해해요

Cher amoureux

내 소중한 사랑이여

Et je cède à tes vœux

그러니 제가 당신께 맹세를 바치면

Fais de moi ta maîtresse

나를 당신의 연인으로 만들어주세요.

Loin de nous la sagesse

우리가 현명함에서 멀어질수록

Plus de tristesse

보다 슬퍼질수록

J'aspire à l'instant précieux

나는 소중한 찰나의 순간을 갈망해요

où nous serons heureux

우리의 행복한 순간을

Je te veux

나는 당신을 원해요.

 

사티에게 수잔은 일생에 단 하나뿐인 사랑이었어요.

실연의 아픔이 너무 커서 사람을 만나지도, 살고 싶지도 않았던 그는 32살에 아르쾨유라는 작은 마을로 이사가서 수도도, 전기도 나오지 않는 작은 방에서 남은 인생을 살았습니다.

 

사티의 생전 그의 아파트에 초대된 사람은 없었습니다.

친구들은 방문 위에 걸려있는 두 폭의 그림(수잔 발라동이 그려준 사티의 초상화, 사티가 그린 수잔의 초상화)만 볼 수 있었다고 해요.

수잔이 그려준 사티 / 사티가 그린 수잔 / 수잔과 그녀의 아들

또한 그의 유품에는 30년 가까이 보내지 못한 수잔에게 쓴 한묶음의 편지와 사진이 있었는데, 후에 친구들이 사티의 유품을 수잔에게 전해 주었지만 수잔은 편지는 뜯어 보지도 않았고, 그와 함께 찍은 사진은 본인과 아들의 모습만 남긴 채 사티의 모습을 잘라버렸다고 하네요 ㅠㅠ

그녀에게 다가가는 발걸음을 닮은 멜로디,

설레는 사랑에 푹 빠진 시간, 그리고 사랑하는 그녀를 향해 온 마음으로 외치는 그 말,

"Oui, Je te veux."

Je te veux - 리차드 용재 오닐, 지용

출처 : 위키피디아 - 에릭 사티, 조현영의 보통 사람을 위한 클래식 '나, 당신을 사랑해도 될까요?'

소소한 클래식 by 김윤경의 '결혼식 축가 "난 널 원해" Je Te Veux| Erik Satie and his life| 에릭 사티 |Vex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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