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톡톡

나쁜 남자, 드뷔시

공칠일공 2021. 11. 5. 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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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주의 음악의 최고봉, #드뷔시.

지난번 달빛이란 곡으로... 저는 그 곡을 들으면서 소녀가 창 밖으로 수줍에 달을 바라보는 느낌을 가졌었어요.

그래서 그 음악을 작곡한 드뷔시도 순수하고 깨끗한 음악가인줄...

드뷔시! 아니 근데 이게 왠일입니까....정말... 허참....

그의 여자 관계를 파헤쳐 보겠습니다.

18세

드뷔시는 당대 최고의 예술 후원가 폰 메크 부인을 만나게 됩니다. 폰 메크 부인은 당시 차이코프스키를 후원하던 철도회사를 3개나 소유했던 대단한 러시아 부호였어요. 그는 폰 메크 부인의 딸에게 피아노를 가르치기 위해 모스크바에 초대 받았는데 자신의 15세 제자를 건드리면서 나쁜 남자의 삶을 시작합니다.

드뷔시는 폰 메크 부인에게 "당신의 딸과 결혼하고 싶습니다."라고 프로포즈 하지만 바로 쫒겨나 다시 프랑스로 돌아옵니다.

19세

파리로 돌아온 드뷔시, 12살 연상의 소프라노 가수 마리 부인의 피아노 반주를 해주며 사랑에 빠졌습니다.

그녀는 당시 유부녀로 앙리라는 은행가의 아내였는데 드뷔시에게 반해 아예 게스트룸을 줍니다.

아내의 불륜을 눈치챈 남편 앙리는 그들을 탓하는 대신 철부지 드뷔시를 이해하며 묵묵히 도와주고, 그가 음악가로 성장할 수 있게 도와줘요. 그의 도움으로 2년간 이태리 유학을 가게 된 드뷔시는 작곡으로 로마 대상을 2번이나 수상하는 등 잘나가게 되죠.

그러나! 둘의 관계는 8년이나 지속되며 마리 부인은 후에 드뷔시의 오페라 '펠레아스와 멜리장드'에서 주인공을 맡기도 합니다.

25세

녹색 눈에 금발머리를 한 가브리엘라 뒤퐁(가비)과 사귀게 되고 서른살 부터 그녀와 거의 10년 가까이 동거하게 되요.

청년 드뷔시에게 지고지순하며 헌신적이었던 가브리엘라의 내조 덕분에 드뷔시는 '목신의 오후 전주곡'을 작곡하며 전세계적인 유명세를 떨치게 되지요.

남자가 성공하게 되면 조강지처가 늘 부족하게 느껴지는 걸까요?

훗날 드뷔시는 가브리엘라가 "자신과 지적인 부분에서 잘 맞지 않았다.." 라고 이야기 합니다.

32세

장래가 촉망되는 젊은 작곡가의 숨겨진 여자로 살던 가브리엘라.

어느 날 소프라노 테레제 로제와 드뷔시가 양다리를 걸치고 있단 걸 알게 됩니다. 그런데 어이없게도 테레제와 약혼까지 하게 되죠.

당시 파리에서 드뷔시와 가브리엘의 동거를 모르는 사람이 없었을 정도였다고 하는데 그런 상황에서 드뷔시는 테레제에게 청혼을 했던 거에요. 다행히 테레제의 가족과 친구들의 밀고 덕분에 테레제는 신속하게 약혼을 취소합니다. 이런 황당한 사건에도 변함없이 가브리엘라는 드뷔시를 품어 줍니다...

이때 드뷔시는 2살 어린 조각가 로뎅의 연인으로 잘 알려진 까미유 끌로델을 만나게 됩니다.

그녀는 2년 후 왈츠라는 조각품을 만들어 드뷔시에게 선물했으며 드뷔시는 죽을 때까지 그것을 소장했다고 하네요.

까미유 끌로델 - 왈츠

 

34세

드뷔시는 친구의 딸인 카트린에게 청혼을 해요.

드뷔시와 동거중이던 가브리엘라는 어느날 드뷔시의 안주머니에게 메모장을 발견학 되는데요,

다른 여자와 사랑을 나눴던 내용을 적은 메모장을 보고 권총 자살을 시도하지만 다행히 미수로 그칩니다.

듀퐁의 자살시도에도 불구, 드뷔시는 가브리엘라의 친구인 패션모델 릴리에게 다시 반해요.

릴리는 친구의 애인인 드뷔시의 구애를 계속 거절하지만 드뷔시는 자신을 안만나주면 손목을 긋고 죽어 버리겠다며 릴리를 협박합니다. 이런 공포스런 협박을 이기지 못한 릴리는 드뷔시와 연인이 됩니다.

드뷔시가 자신의 친구와도 바람을 피게 된 후 이제 정말 물러날 곳이 없는 가브리엘라는 떠납니다.

1899년 10월 19일 드뷔시와 릴리 결혼.

그들은 행복하게 잘 살았을까요??

39세.

그는 결혼 3년차에 자신의 제자의 어머니였던 엠마와 사랑에 빠집니다.

엠마는 드뷔시보다 3년 연상이고 과거 가브리엘 포레의 연인이었죠.

드뷔시와 엠마는 섬으로 여행을 가는데 릴리에게 결혼생활을 그만 끝내자고 일방적으로 편지를 보내 통보해요.

릴리는 자신의 옛친구인 가브리엘라가 오래 전에 어떤 심정이었을지 이제야 좀 알게 되었을까요?

가브리엘라처럼 릴리도 콩코드 광장에서 권총 자살을 시도합니다. 다행히 릴리도 죽지는 않았습니다.

이 스캔들로 드뷔시는 프랑스 전역 신문의 1면을 장식 합니다.

그의 친구들과 후원자들도 그의 광적인 사랑에 질려하며 모두 드뷔시를 떠났어요.

드뷔시는 부자 남편과 아이도 버리고 온 엠마와 결혼하는데 다행히도 둘은 서로의 마지막 사랑이 되었습니다.

두 사람의 사랑의 결실, 끌로드 드뷔시와 엠마 바르닥의 이름을 딴 끌로드 엠마라는 귀여운 딸이 태어나는데요,

이 귀여운 딸 슈슈(애칭, 귀염둥이라는 뜻)의 창의성을 개발하기 위해 피아노 모음곡 어린이 차지(세계)/Children's Corner를 작곡해 줘요.

이 중 6번째 곡이 골리웍의 케이크워크 인데요, 골리웍은 슈슈가 가지고 놀던 인형의 이름이에요.

골리웍

 

인형 골리웍이 케잌을 먹기 위해 뒤뚱 거리며 걸어가는 모습을 표현한 아주 재미있는 곡입니다.

마침 우리의 성진님.. 드뷔시 음반도 내셨네요? 까르르~

 

드뷔시는 자신의 음악이 사람들에게 어떤 인상을 심어주길 원했고 자신이 추구했던 분위기를 은근히 암시하고 싶어했어요.

친구 : 너는 왜 이렇게 독특한 음악을 쓰려고 해?
드뷔시 : 나는 음악을 열렬하게 사랑해.
너무나도 사랑하기 때문에 음악을 숨 막히게 하는 그 모든 전통과 규율로부터 해방시키고 싶어.

사랑은 자유라고 믿었던 드뷔시. 그래서 자유롭게 사랑을 한 걸까요??

이런 말 좋아하진 않았지만.. 사람은 고쳐 쓰는게 아닙니다.

딸 가진 어머님들. 남자 말을 믿지 말고 행동을 보라고... 우리 어릴 때부터 잘 가르칩시다.

다음주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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